달콤하면서도 얼렁뚱땅한 첫사랑 관찰 로맨스, 20세기 소녀

 

영화 20세기 소녀

 

 

20세기 소녀

2019년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 하나가 20세기의 기억을 불러왔다…  “앞으로 넌, 그 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게 될 거야! 이 나보라만 믿어!” 1999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한 17세 소녀 ‘보라’(김유정)에게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숙제가 생겼다. 심장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연두’(노윤서)를 대신해 첫사랑을 관찰해 소식을 전해주는 것. “이름은 백현진! 키는 181cm, 발사이즈 280mm, 좋아하는 운동은 농구… 그리고 매일 붙어다니는 친구가 한 명 있어”‘백현진’(박정우)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절친 ‘풍운호’(변우석)를 집중공략하기 시작하는 ‘보라’.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고, ‘보라’에게도 예상치 못한 두근거림이 찾아오는데…

평점

8.0 (2022.10.21 개봉)

감독

방우리

출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한효주, 이범수, 박해준, 공명, 옹성우

 

혹시 달콤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나시는지요?

설마 첫사랑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은 아니지요?

그런 분들에게 달콤하면서도 얼렁뚱땅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혹시나 잊고 살았던 첫사랑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면서 영화를 보면 좋으니 말입니다.

 

20세기 소녀 스틸컷

 

줄거리 요약

 

어느 날 비디오테이프 하나가 집으로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라(김유정 그리고 한효주)는 20세기의 마지막 해인 1999년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 봅니다. 절친이었던 연두(노윤서)가 심장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동안 연두가 첫눈에 반한 한 소년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소식을 전해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우정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라에게도 한 소년이 눈에 들어와 조금씩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청소년 시절의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사랑과 우정에 대해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촉촉하게 풀어갑니다. 

 

20세기 소녀 포스터

 

사실 영화는 한동안 유행했던 대만 청춘영화인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 나의 소녀시대 >, < 장난스런 키스 > 등과 결이 비슷하다고 해서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고 봤습니다. 물론 청춘 로맨스라는 뻔한 스토리 안에서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에 기대한 것을 벗어나는 영화는 아니지만 도화지에 조금씩 스며드는 듯한 감성을 잘 표현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의 물건을 통해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포맷도 진부적이긴 하지만 또 그렇게 작위적이지는 않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은 여성 감독의 섬세한 감성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약간 투박한 전개가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서툴었던 10대 시절의 감성 표현이 그대로 영화에 투영되어서 그렇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만화의 한 장면 같이 전개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환상적인 장면으로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게 해 주면서 초반부터 끝까지 맥이 끓어지지 않게 흘러가게 만든 것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춘 배우들의 풋풋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연기도 영화를 지속해서 볼 수 있는 요소가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카메오로 출연해 구수한 사투리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 선생님 학주(김범수)는 김유정과 함께 얼렁뚱땅한 연기로 미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그 이외에도 양호선생님 (박해준), 죠셉(옹성우) 그리고 목소리만 출연한 류승룡도 청춘 로맨스 영화 다양한 맛을 내게 하는 양념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20세기 소녀 스틸컷

 

내가 뽑은 장면

보라도 심장이 마구마구 뛰기 시작하게 된 장면이 바로 최고의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청춘남녀의 관계에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면서 심장을 요동치게 되고 그 관계에 의해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감정을 갖게 되니 말입니다. 이를 통해 영화의 후반부에는 다양한 복선을 갖게 되는데 어쩜 심장이라는 게 적당한 자극이 오면 몸의 활력을 주지만 그렇지 않고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은 경우는 사랑이라는 관계에 무리가 오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닐지 조금스럽게 짐작을 해봅니다. 그리고 여자에게 다정한 풍운호(변우석)가 누구만을 바라봤는지 그에 대한 포석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

 

20세기 소녀는 10월 21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깊어가는 가을에 첫사랑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한번 영화와 함께 되새겨보면 어떨지 싶습니다.